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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 BK

후불제 민주주의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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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제 : 유시민의 헌법 에세이
저자 : 유시민
출판 : 돌베개


이명박 정권 1년이 지난 2009년에, 정치를 그만두고 지식소매상으로 돌아간 유시민이, 당시 후퇴하고 있는 한국 사회의 민주주의를, 딱 봐도 화가 난 상태에서, 대한민국의 헌법을 근거로 비판하고 성찰하는 에세이 입니다. 한국의 헌법은 이미 훌륭한 민주주의인데, 실제 정치가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하고 있죠. 책의 부제가 '헌법 에세이'이지만 헌법은 거들 뿐 퇴보하는 당시 정치권을 비판하는 것이 요지였습니다.

다른 민주주의 선진국과 달리 민주주의에 대한 대가를 지불하지 않고 어느 날 갑자기 떡하니 얻은 한국의 상황을 '후불제 민주주의'로 표현한 것은 적절하며 절묘했습니다. 하지만 책의 내용들이 감정적이며 파편적이고 산만했습니다. 단정하고 논리적인 유시민의 글 답지 않다는 느낌도 들었습니다. 오히려 헌법을 근거로 들면서 감정적으로 화를 내며 새로운 정권을 비판하는 1부는 이해하고 공감하기 쉬웠습니다만 2부는 소재와 내용이 난잡해 보였달까요. 무슨 이야기를 하고 싶은건지 책의 논지가 흐려졌죠. 여러모로 유시민 답지 않다는 느낌이라 오히려 색달랐습니다. 좋진 않았지만요.

당시의 후안무치한 정권과 그에 물들어 가는 사회 분위기를 절실하게 기억하는 한국 시민으로, 작가의 분노는 충분히 공감 갔습니다. 선불로 치루지 못한 민주주의에 대한 대가를 한국이 치루고 있다는 인식도 신선했습니다. 덧붙이자면, 한국은 앞으로도 꾸준히 지불해야겠지만, 후불로 지불한 그 정권 9년의 시간은 한국 사회를 더 천박하게 만드는데 강력하게 일조한 세월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저자에 상황에 대한 공감은 공감이고, 글은 작가답지 않게 난잡해 보였던 책이었네요.

餘談
01. 노무현 대통령 서거 전이라 쓸 수 있었던 책이 아니었을까.
02. 지금 생각해도 너무했던 시기.
03. 아, 지식소매상. 왜 지식중계상으로 기억하고 있었을까.


"민주주의의 대가를 후불로 지불하며 퇴보하던 2008년 한국 정치에 대한 분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