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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ics/★★★☆☆ CB

양영순의 천일야화 (2004~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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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 양영순
분량 : 6권

 


독특한 그림체와 엉뚱한 상상력과 과감한 표현으로 유명한 만화가 양영순의 또 다른 작품입니다. 그림체만 봐도 아는 만화가지만 돌이켜 보면 처음부터 끝까지 제대로 본 작품은 없었는데, 이제야 완결작을 봤네요. 제목이 '천일야화'이긴 하지만 『아라비안 나이트』를 모티브로 했을 뿐 창작물이라고 합니다. 전 제목만 보고 새로운 해석이라고 생각했습니다만.

 

처녀와 하룻밤 자고 죽이는 왕의 폭정을 막기 위해 대장군의 딸 세라자드가 밤 마다 이야기를 해준다는 큰 틀만 유지하고, 이야기와 설정은 다른 작품이었습니다. 액자 속 이야기 뿐만 아니라 액자 밖의 이야기도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는 점이 사뭇 다른 느낌이네요. 게다가 모든 이야기가 긴박감이 넘칩니다. 대부분 인간의 잔혹한 면을 들추는 것이 편하게 볼 수 있던 이야기들은 아니었죠.

 

인간의 상식을 넘어서는 존재들을 '마신'으로 규정하고 이런 마신과 마법과 인간이 공존하는 판타지적인 세계관에서도 여전히 잔인하고 이기적인 인간 군상들의 이야기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이야기들의 중심과 마무리는 여전히 인간적인 '사랑'이었던 점도 의외였습니다. 오히려 잔혹함을 강조하면서 핵심 메시지인 사랑을 더 부각시키려는 이야기 구조가 아닐까 싶습니다만 이야기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비극의 연속이 피곤했던 것도 사실입니다. 작가 특유의 극적인 연출력과 독특한 그림체는 여전히 훌륭했습니다만, 이런 개성있는 그림체도 나중에는 피로감을 더하는 요소가 되더군요. 개성과 완성도는 훌륭하지만 재미를 상쇄하는 피곤함과 부담이 느껴졌던 만화로 기억할 것 같습니다.

 

餘談
01. 비중이 컸던 액자 밖 이야기가 산만함을 가중시키는 것 같기도.

 


"양영순의 색깔이 확실하지만 그만큼 부담스러웠던 개성."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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