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캔 후라이 (2020)

 

부제 : 구데타마 에세이
저자 : 김나훔
출판 : 아르테


힘 없는 계란인데 묘하게 매력적인 캐릭터인 구데타마를 이용한 일러스트 에세이랄까요, 뭐랄까요. 어느 날 우연히 본 반숙 계란 후라이가 의욕 없이 널부러진 것 같아 보여 탄생했다는 일본의 캐릭터 구데타마는 힘이 없어 오히려 매력적인 캐릭터입니다. 적당히 살기 위해서도 정신을 바짝 차려야 하지만 오히려 정신 없이 살아야 하는 요즘 시대와는 정반대 성격이라 그런 것도 같습니다. 기존의 일본 캐릭터를 한국의 일러스트레이터가 한권의 책으로 낼 수 있었는지 과정이 궁금하기도 했습니다만 어떻게 풀었겠죠, 뭐.

일상 속 고민들에 대해 '알게 뭐람'이라고 의욕없이 말해주는 캐릭터의 인기 비결은, 끊임없이 '호구가 되지마'라며 조금의 여유도 없이 살고 있는 요즘 사람들에게 나름의 힐링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게다가 힘빠진 이목구비(?)를 포함한 귀여운 모습도 한몫합니다. 다양한 계란 요리 만큼 여러가지 모습을 보여주는 것도 장점이고요. 그리고 보다보면 의욕은 없지만 자존감은 강한 매력도 찾아 볼 수 있습니다.

이 책은 '힘빼도 괜찮아 괜찮아'라는 본질적인 캐릭터의 성격과 메시지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생각보다 디테일하고 완성도 높은 그림에 놀랐죠. 원본 캐릭터에 비교해도 다르거나 밀리지 않는 느낌이었습니다. '한숨 쉬어가도 좋아'라는 일관된 메시지와 귀엽고 절묘하며 피식하게 만드는 그림이 잘 어울렸고요. 눈에 힘빼고 보면 술술 피식피식 읽힌 책이었습니다.

餘談
01. 근데 정말 원작자 감수를 받았나 싶을 정도로 비슷한 그림체.


"의욕 없이 힘빠진 계란 캐릭터에게 힐링을 받는 요즘 시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