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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ics/★★☆☆☆ CB

용 (1991~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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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제 : 龍-RON-
작가 : 무라카미 모토카 (村上 もとか)
분량 : 42권


1929년에서부터 시작해 17세의 일본인 주인공의 일생을 따라가며 당대의 시대상과 일본 문화를 보여주는 만화입니다. 초반부에는 일본에서 검도인으로 성장하다가, 중반에는 기업인으로 성장하다가, 기억상실을 거쳐 중국으로 건너가 중국인으로 활동하다가, 나중에는 세계평화를 위해 만주국 마적으로 활동하다가 마지막으로 티벳까지 간다는 이야기입니다. 20세기 초의 극동 아시아 각국을 떠도는 모험 이야기라고 할 수 있겠네요.

출생의 비밀부터 범상치 않은 재능에 주변에 휘둘리지 않는 성품까지 갖춘 주인공이 버프를 듬뿍 받아 혼란한 아수라장 속을 왕도로 걷는 대인의 매력을 보여주는 것이 이 작품의 근본적인 매력인 것 같습니다. 속세의 인간들이 욕심에 떠밀릴 때 자신의 신념을 지키고 대의를 바라보는 인물의 위대함을 비교하는 흐름이었습니다. 그림체 역시, 2023년 기준으로는 옛날 풍이지만, 굉장히 세밀하면서 역동적이고 배경까지 놓치지 않는 훌륭한 완성도를 보여주고요. 사진이나 실사 영화를 만화로 옮긴 듯한 장면들도 많았습니다.

하지만 주인공의 먼치킨스러움과 이상적인 생각, 거기에 따라 맞춰 돌아가는 주변 상황들이 개연성이 부족해 보였습니다. 현실 속 판타지를 보여주는 것 같은 '대인' 주인공의 비현실성이 만화에 대한 몰입도를 낮췄습니다. 덧붙여 전반적으로 중립을 지키려고 노력한 것 같지만, 일본인 입장의 한계 때문인지 다른 나라에 대한 해석이나 생각들이 거슬리는 부분도 있었고요.

처음부터 끝까지 스토리나 그림체의 퀄리티를 놓지 않은 42권의 장편만화의 저력은 충분히 확인했습니다. 하지만 천편일률적인 '주인공이 옳다' 패턴은 현실성과 몰입감에 방해가 되었죠. 기록용 자료로 훌륭할지 모르겠지만 재미로 보자면 지루했던 만화였습니다.

餘談
01. 타츠루 파트를 포함해서 메인 스토리를 좀 더 집중하고 축약했으면 어땠을까. 지금은 중구난방 느낌이.


"고전적 장단점을 다 갖고 있는, 20세기 초 극동 어드벤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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